해저케이블 ‘풀 밸류체인’ 승부수 띄운 대한전선...“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잡는다”
2026-06-02
[에너지신문] 국내 전선업계가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해저케이블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한전선이 생산부터 운송·시공까지 아우르는 ‘통합 밸류체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본격화되면 대규모 해저 송전 인프라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대한전선 CI.
AI 산업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설,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며 글로벌 전력망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과 장거리 송전을 위한 HVDC 인프라가 핵심 투자 분야로 떠오르면서 해저케이블 산업도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대한전선은 최근 해저케이블 사업 확대를 위해 생산능력과 시공 역량 강화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을 기반으로 생산 체계를 운영 중이며, 내년 가동 예정인 해저케이블 2공장을 통해 HVDC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에는 640kV급 HVDC 및 400kV급 HVAC 해저케이블 생산설비와 국내 최대 규모인 187m VCV타워가 구축된다.
대한전선의 이 같은 투자는 단순 생산 확대를 넘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대응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본 사업은 호남권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 등 주요 수요지로 대규모 송전하기 위한 국가 핵심 전력망 사업인 만큼, 장거리 HVDC 해저케이블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대한전선은 이미 관련 시장 대응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BIXPO 2025’에서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용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 시제품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시장 공략을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서해에서 세계로’를 주제로 해저케이블 토탈 솔루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공 경쟁력 확보 역시 대한전선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회사는 최근 1만톤급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스칸디 커넥터’를 추가 확보했다. 기존 해상풍력용 포설선 ‘팔로스’와 함께 복수의 CLV 운용 체계를 구축하면서 해상풍력 내부망뿐 아니라 장거리 HVDC 송전망 사업까지 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게 됐다.

▲대한전선의 팔로스호가 영광낙월 프로젝트 외부망 포설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서해안 특유의 얕은 수심과 강한 조류 환경에 적합한 시공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케이블 생산능력만으로는 대규모 HVDC 사업 수주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생산과 포설, 유지보수를 패키지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전선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자회사인 대한오션웍스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생산부터 운송·시공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통해 프로젝트 수행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연계 사업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전남 신안 태양광 사업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해남 태양광 발전사업 전력망 구축 사업도 확보했다. 두 사업 모두 154kV급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로, 자재 공급부터 시공까지 포함하는 ‘풀 턴키’ 방식이다.

▲대한전선 당진해저케이블 2공장 조감도.
이는 향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수주전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계통 연계 사업은 단순 제품 공급보다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시공 안정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한전선과 LS전선 간 기술유출 분쟁, 그리고 이와 관련된 검찰 수사 이슈가 향후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력 인프라 시장 특성상 생산능력과 기술력, 수행 경험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한전선 역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및 고객사 협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맞물리며 향후 수년간 국내 HVDC·해저케이블 시장이 전선업계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내 해저케이블 시장 확대 흐름에 편승한 대한전선이 어느정도 수준까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전력산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출처 : 에너지신문